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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슈퍼히어로를 꿈꾸며 자라왔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이 아니라 나를 구하는 것이 먼저인 어른이 되었다. 애매한 나이, 애매한 경력, 애매한 실력, 애매한 어른으로 자란 우리는 모두 어른을 연기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보통 사람들에 대한 위로와 응원을 담고 있다. 누구도 흉내 내지 않고,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는,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전한다.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보통 사람’들의 자아를 향해 작가는 할 수 있다고, 이미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전혀 기죽을 필요 없다며 나와 얘기해 보지 않겠냐고 손을 뻗는다.
작가는 세상에 아이로 나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우리‘어른아이’들의 심리기제를 바탕으로, 절대적 행복 달성에 요구되는 일련의 규칙들을 늘어놓는다.
우리는 모두 상대적 행복을 찾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다. 당장 내 눈 앞에 보이는 저 녀석보다 내 형편이 낫다면 나는 행복한 것이라 최면하며, 심지어는 종종 남을 깎아내려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드높여 설득력 없는 심리적 안도감에 취해버리곤 한다.
작가는 이러한 우리들의 심리기제를 허무주의적 시각으로 해석한다. 진정한 행복은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닌, 순수한 자아실현을 통해 이룩되는 절대적 행복임을 역설하고 있으며, 자아실현이 아닌 편협한 오감으로 받아들인 단편적인 정보와 비교하며 단순한 자기 최면적인 상대적 우월감에 취하는 것을 철저히 경계해야한다고 역설한다. 서로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스스로를 수많은 ‘너’와 비교하는 게임을 멈추고 여유를 갖고‘나’를 보다 객관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자고 작가는 제안한다.
우리 개인의 삶은, 남들보다 한 발이라도 앞서나가기 위한 수없이 많은 'To do list'들로 가득 매워져있다. 행동과 목표의식의 방향성은 이미 타인에 지배 되었고, 정작 나를 위한 'To do list'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남이 세운 기준 속에서 허우적대는 인생을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남이 세운 기준에서 잠시 벗어나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자며 전혀 조급할 필요 없다고 말하며 작가는 우리들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제안한다. 진정으로 가슴 떨리는 삶을 살자고 말이다.
평범함을 추구하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 존재들을 위한 책. 이런 말이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려웠다고. 지극히 평범한 우리는‘평범함’이라는 사회가 규정해놓은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산다.“안정된 직장에 서울에 몸 뉘일 집 있는 삶을 원해요.”이 책은 물질적 풍요에 휩쓸려 나 자신을 잃고 무작정 달리고 있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calm down'의 화살을 쏜다. 우리는 자기 자신 외에 그 무엇도 될 수 없고, 될 필요도 없다. 이 책은 더럽게 각박한 세상에서 지나치게 사세한 우리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존재라며 조금 느려도 된다고, 그만 달리고 이젠 걸어도 된다며 위로해준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의 이유는 첫째, 이 책의 서두는 현재를 살아가는 초라한 보통사람에 대한 위로로 열린다. 회사, 직장, 학교생활을 하며 자신보다 뛰어난 존재들의 행렬에 둘러싸여 열등감으로 자신을 채워온 우리‘보통사람’들에게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된다고, 이제는 걸으며 온전한 자기 자신을 바라보자고 말한다. 세상을 위한 정답이 아닌,‘나’만을 위한 정답을 찾는 모험을 하자고 말한다. 우리는 각자의 답을 가질 권리가 있다. 우리는 오답이 아닌, 각기 다른 정답이다. 농구에서 원핸드 슛을 하는 사람이 투핸드 슛을 하는 사람에게 틀리다고 할 수 없듯이...
둘째, 이 책에서 작가는 보통의 존재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디지몬 어드벤처를 꿈꾸고 아이언맨을 동경하던 우리 소년들은 평범한 어른이 되었다. 어린 시절 품었던 이상을 떠나보내고, 특별하지 않은 존재로의 권태감에 사로잡힌 우리는 어른의 사춘기를 겪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슈퍼히어로가 되어 지구를 구할 일도, 하버드 대학의 저명한 교수가 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평범함을 인정하고, 그 평범함 속 위대함을 발견하여 자신의 삶을 채울 수 있을 때, 우리들의 사춘기는 비로소 종결되고 그 순간 진짜 어른이 될 것이다. 사회가 규정한 이상에 대한 동경을 그만두고, 오롯한 나를 발견할 때 비로소 행복은 온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호의를 베풀라 말한다. 우리는‘보통사람’이자 약자라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조심성과 신중함이요, 불신이 아니다. 보통의 존재에게 보통의 존재가 선의를 베풀고 어려운 순간 손 내밀어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살자고. 우리 모두 평범하다. 한 치 앞도 모를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자그마한 선행이 우리 보통 존재들에게 거대한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린다. 그들로부터 상처받지 말되, 먼저 다가가자고.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을 때 진짜 어른이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많은 공감을 느끼고 바쁘게 지나가던 날들 중에서 오랜만에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책을 읽고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책을 읽어나갔다. 어린 시절 사촌형이 신던 축구화를 물려받았을 때 친구들이 알아보고 나를 놀리진 않을까 두려웠고, 그것들을 웃어넘기기엔 그때의 나는 너무나도 나약했다.
이제는 주어진 것들을 사랑하고자 한다. 지금의 나는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고 이제 나는 타인의 기준에서 나를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느니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미움받겠다.
인상 깊었던 「문장」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느니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미움 받겠다.”
- 책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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