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 서울시 교육청이 자율형 사립고 8곳을 지정 취소하자, 부동산 재테크 관련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이런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자사고가 사라지면 강남 8학군의 부활은 시간 문제다", 이날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은 학부모들 뿐 아니라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도 최대 이슈였다. 이유는 강남 8학군의 부활은 강남 집값 상승이라는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학군이 집값을 결정하는데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모름지기 서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요 광역시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고는 전국 어디서든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 그동안 강남 등 학군 인기 지역의 수요를 서울 곳곳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해왔따. 자사고와 특목고로 인해 강남 8학군 명문고의 선호도도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져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자사고가 무더기로 지정 폐지됨에 따라 앞으로 강남 8학군이 부활하고, 학군 인기 지역의 주택 수요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에서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된 고등학교는 경희, 배재, 세화, 숭문, 신일, 이대부고, 중앙, 한대부고 등 8곳이다. 이 중 세화고(서초구), 배재고(강동구)를 제외한 6개교가 강북에 집중되어 있다. 학교 수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강북의 각 지역에서 유일한 자사고들이 지정취소됐다는 것이다. 숭문(마포구), 이대부고(서대문구), 경희(동대문구), 한대부고(성동구), 신일(강북구) 등은 이번 자사고 지정 취소가 교육부 동의를 거쳐 확정될 경우 지역 내에 자사고가 한 곳도 없게 된다. 강북지역의 자사고들은 강남에 비해 교육환경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강북에서 그나마 학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었다. 자사고가 없어지면 문과 성향 학생들은 외고, 이과 성향 학생들은 과학고를 준비할 수 있지만 내년에는 외고, 국제고도 재지정 평가 대상이 되는데, 지금 같은 분위기면 이들 학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 정부는 자사고와 함께 특목고 중에서도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국정 과제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휘문고 등 자사고 9곳과 외국어고 6곳, 과학고 2곳, 국제고 1곳 등이 내년에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교육부는 내년까지는 올해처럼 평가를 통해 탈락한 곳만 일반고로 전환하고, 내년 하반기엔 대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고교 체제 자체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진행한 여론 조사에선 '자사고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높게 나왔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현 정부가 국정 과제인 자사고 폐지를 실현하기 위해 여론을 이용하는데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 정부와 좌파 성향의 교육감들은 크게 게의치 않는 분위기다.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현 정부의 정책과 자사고, 외고 등을 폐지하겠다는 정책이 상충하고 있지만 딱히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없다. 자사고, 외고 등의 폐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수록 강남 학군을 부활시킬 가능성은 계속 높아진다는 의미다. 더구나 현재 18개 부처 장관 가운데 12명(66%)이 자녀를 유학 또는 자사고, 외고, 강남 8학군에 있는 학교에 보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자사고, 외고 폐지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정책 역시 서울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역시 집값을 잡는 정책이라고 주장하지만, 강남 주택 시장은 장관의 발언이 나온 이후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며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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