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층간소음

우리나라 주택 중 75%는 아파트 · 연립 · 다세대주택처럼 여러가구가 모여사는 공동주택 형태다. 2018년 10월말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와 관련해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40대 남성 입주민이 70대 아파트 경비원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만든 사건이다.

공동중택에서 층간소음의 문제는 세대 전유부분에서 발생한다. 공용부분인 복도나 계단실 창호에서의 단지 내 흡연(화장실과 발코니 흡연은 제외)은 관리사무소의 관리인력이 어느 정도 관리 또는 통제가 가능한 부분이지만 전유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다른 접근 방안이 필요하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층간소음 피해를 입은 입주자 등은 관리주체에서 층간소음 피해를 끼친 해당 입주주 등에게 층간소음 발생을 중단하거나 처음조치를 권고하도록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관리주체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세대 내 확인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 피해를 끼친 입주자 등은 관리주체의 조치 및 권고에 협조해야 한다. 또한, 관리주체는 필요한 경우 입주자 등을 대상으로 층간소음의 예방과 분쟁의 조정 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문제는 전유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관리주체가 해당 입주민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강제력이 없고, 권고 권한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이 층간소음 문제를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환경부에서도 깊이 있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가 '소음 · 진동관리법'의 적용대상이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층간소음 문제 발생시 발생된 소음이 법적 기준을 위반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상담 등의 업무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 당사자들의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주택관리사협회는 공동주택 입주자 등의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하다고 설명한다. 단절된 공동주택 단지를 하나의 거대한 마을과 같이 조성하기 위한 '공동체함께문화운동'이란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LH 중앙공통주택관리지원센터가 공동주택과니지원기구로서 '층간소음의 방지 등에 대해서 필요한 조사 또는 상담지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아직은 그 역할이 미미한 상태이다.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교육, 연구 등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과감히 민간에 이양하고, LH와 같은 공공기관은 민간에서 할 수 없는 층간소음 문제, 혼합주택단지 분쟁 조정, 하자판정 등 공공적인 측면의 지원을 강화하는 이원화된 운영이 필요하다.

집합건물법의 '의무위반자에 대한 조치'에 관한 조항의 적용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층간소음 문제가 해당 동 전체로까지 확산되는 경우가 있는데, 층간소음 문제가 당사자간의 문제를 넘어 전체 입주민에게 피해를 끼치는 정도까지 문제가 확산되는 경우에는 집합건물법에서 규정한 것과 같이 해당 동 입주민의 청구로 전체 공동체생활에 피해를 끼친 당사자들의 해당 전유세대의 사용금지나 경매청구, 인도청구 등 법에서 허용한 절차를 통해 사용이나 소유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층건소음 문제, 이제 문화적 공동체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의 시작과 함께 질서 위반자에 대한 엄격한 제재를 함께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